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 이걸 재미있다고 표현해도 될까
시청 가능 플랫폼 : 넷플릭스
주연 :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잘 만들어진 드라마, 하지만 이걸 재미있다고 표현해도 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를 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임에는 틀림없지만, 과연 이 드라마를 재미있다고 표현해도 되는걸까..드라마에 완전 과몰입하는 스타일인 나는 이 드라마를 재미있다고 표현할 수가 없다. 완벽한 픽션이라면 모르겠는데, 너무나도 현실 반영이 잘 되어 있어서 드라마를 본 며칠 동안 찝찝한 마음이 가시지를 않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여자라서 공감이 덜 되는대도 이 정도 인걸 보면..군필자들은 더더욱 찝찝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꼭 한 번 보는 것을 추천한다. 가장 좋을 시절인 20대 초반에 나라의 부름을 받아 나라는 지키는 군인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구교환의 발견
정해인은 이미 잘 알고 있었고, D.P.에서 새롭게 발견한 인물은 구교환이다. 구교환이라는 배우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그가 연기하는 작품을 본 것은 처음이다. 첫 등장했을 때의 느낌은, 탈영병을 잡아야하는 헌병인데 저렇게 왜소한 체격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탈영병을 제압하는 것만이 D.P.의 역할이 아니었다. 정보를 캐내는데 최적화된 능청스러운 인물을 정말 잘 소화했다고 생각한다. 간드러지는 목소리까지 매력포인트! 시종일관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지만 필요할 때는 그 누구보다 진지하고 감성적인 캐릭터를 정말 완벽하게 표현한 것 같다.
배우들의 케미가 살아있는 드라마
2인 1조로 움직여야 하다보니 활동을 나갈 때마다 붙어다니는 구교환과 정해인(편의상 그냥 실명을 쓰겠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나는 이해 못하지만 드라마 대사 중에 구교환이 니가 내 아들이구나? 하는 부분이 있는데, 군필자들에게 이 부분은 약간 감동(?)이라고 한다...(나는 왜인지 모름..) 무튼 아들 군번(?)이라 그런지 함께 활동하는 D.P라서 그런지 몰라도 구교환은 정해인을 정말 살뜰히 챙긴다.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가족들을 누구보다 걱정하지만 살갑게 대하지는 않는 정해인을 가족과 가깝게 만든 것도 바로 구교환. 성격은 너무 다르지만 티격태격하면서 발생되는 케미가 장난이 아니다. 사고뭉치인 이 둘을 책임져야 하는 김성균도 엄격한듯 보이지만 누구보다 이들을 걱정하고, 이들의 판단에 묵묵히 따른다. 이 드라마를 보면 김성균이 맡은 캐릭터가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악역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제일 바른(?) 캐릭터라는 반전 아닌 반전
황장수..니가 정말 미필이라니..?
D.P.의 최악의 인물 황장수 역할을 맡은 신승호, 위 이미지에서만 봐도 이미 느껴지겠지만..신승호가 맡은 캐릭터는 그야말로 쓰레기다. 물론 에이틴이라는 웹드라마를 본 사람으로써 원래 성격이 저렇지 않을거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연기를 너무 잘해서 정말 패주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인간이 어떻게 저럴 수 있지? 무엇이 저 인물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악습이 되물림 되는 것인지 그냥 인간 자체가 쓰레기인건지 드라마를 보는 내내 궁금했다. 마지막에는 살기 위해 반성한 척을 하지만, 과연 그게 진심어린 사과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인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무튼 결론은 신승호는 정말 연기를 잘했고,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미필이 저렇게 역할을 잘 소화해낸 것을 보면 연기 천재가 아닐런지..그동안도 다양한 드라마에서 주조연급으로 등장했지만, 이번 작품이 확실히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상 D.P.의 주인공은 봉디쌤
정해인, 구교환을 앞세워 드라마를 홍보했지만 D.P.를 본 사람들이라면 조석봉 역할을 맡은 조현철이 진짜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매드클라운 동생인 것으로 알려져 조현철이라는 배우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인물인줄은 몰랐다. 난 D.P에서 처음 본 배우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차이나타운에서 홍주 역할을 맡았던 배우..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았다. 정말 카멜레온 같은 배우였구나...무튼 괴롭힘을 당하는 역할을 맡앗는데, 드라마 초반에는 약간 통통했던 인물이 후반부로 갈수록 살이 점점 빠진다. 티 없이 맑고 착한 오타쿠에서 흑화하는 역할을 정말 무섭도록 잘 소화해냈다. 스포라서 언급할 수는 없지만 마지막 연기를 볼 때는 정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흘렀다. 연기를 어찌나 잘하던지 너무 과몰입해서, 덕분에 며칠동안 슬프고 찝찝한 마음이 가시지를 않았다...
군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드라마
사실 군대는 그저 우리나라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하는 곳이라는 인식만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남자가 아니니 갈 일이 없어서 별 생각이 없었던 것도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 중에 군대에서 맞았다거나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람이 딱히 없어서 더 별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가장 좋을 나이에, 청춘을 바쳐 나라를 지킨다는 것에 그저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 뿐.. 근데 D.P를 보고 나니 뭔가 좀 숙연(?)해졌다. 물론 드라마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괴롭힘에는 정말 아무 이유가 없었다. 오타쿠라서, 생긴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이런 말 같지도 않은 이유로 사람을 때리고, 수치심을 주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인가 싶었지만 사실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 않은가..
이 드라마로 인해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들이 다시 재조명 되고 있는데, 가해자들은 정말 평생 사회생활을 못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해자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줘놓고 벌써 감옥에서 나온 사람들도 있더라...우리나라 법이 참...;; 아무튼 능청스러운 연기 덕분에 재미있는 요소도 분명 있었지만 여러모로 생각을 많이 하게 하고 찝찝한 기분이 들게 하는 드라마였다. 그래도 다들 한 번 쯤은 보고, 사회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을 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봉디쌤의 바람처럼..뭐라도 하면, 바뀌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