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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더 글로리, 시즌2 빨리 주세요

어라멍럼 2023. 2. 2. 16:55

시청 가능 플랫폼 : 넷플릭스

주연 :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김은숙 작가의 첫 장르물

 

김은숙 작가를 원래 좋아한다.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시크릿가든,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등..사람들은 오글거린다고 하지만 난 그 오글거리는 김은숙표 말장난을 좋아한다. 김은숙 작가가 아무리 대사를 오글거리게 써도 연기파 배우들을 섭외해 연기력으로 대사의 오글거림을 무마시키면 되니까..(물론 상속자들은 나도 힘들었다.) 암튼 지금까지 로코만 써오던 김은숙 작가가 처음으로 장르물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 했었다. 그것도 복수를 하는 내용인데 송혜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만 쓰던 김은숙 작가가 처절한 복수극을 쓰는 게 가능할까? 스타덤에 오른 후 한 번도 망가지는 연기를 한 적이 없는 송혜교가 처절한 복수 연기...할 수 있을까? 아직 시즌2가 남긴 했지만, 시즌1만 보면 김은숙 작가의 첫 장르물은 아주 성공적이어 보인다. 넷플릭스 순위만 봐도 알 수 있듯...

 

 

 

 

한국 드라마의 아주 흔한 소재 '학교 폭력' 이렇게 풀어낸 적이 있었나

 

학교 폭력은 한국 드라마, 영화의 아주 흔한 소재이다. 이에 대한 복수를 그린 드라마나 영화도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꽤 있었던 걸로 아는데, 더 글로리 같은 복수극은 있었을까? 내가 봤던 학교 폭력 복수 드라마는 폭력을 당했던 주인공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성공해서 가해자들 보다 높은 위치에 올라서는 내용. 혹은 부모나 절대적인 힘을 가진 어떤 사람들이 피해자를 대신해서 복수를 해주는? 이런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더 글로리 처럼 온 인생을 다 바쳐 복수만을 위해 사는 주인공을 본 적은 없었고, 복수에 필요한 비용을 대기 위해 영양실조까지 걸려가며 과외 알바를 뛰는 인물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이 부분이 매우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복수에는 당연히 비용이 들기 마련인데 제대로 된 부모도, 형제도, 친구도 없는 주인공이 그 비용을 댈 수 있을리 만무. 그리고 저렇게 쓰러지기까지 하며 과외해서 번 돈을 오로지 복수를 위해서만 쓰는 걸 보면 괴롭힘 당했던 시절이 얼마나 지옥 같았는 지가 더 잘 느껴지는 것 같다.)

 

 

 

 

드디어 인생 캐릭터를 만난 신예은

 

신예은 배우는 에이틴이라는 웹드라마 때부터 눈 여겨 보던 배우였다. 에이틴이 워낙 잘 되기도 했고, 특히 도하나 역을 맡은 신예은 배우가 너무 예뻐서.. 진짜 신예은의 비쥬얼 때문에 에이틴을 끝까지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아무튼 그 때도 연기를 잘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 딱히 잘된 드라마가 없어서 늘 안타까웠다. 작품 보는 눈이 없는 걸까?하는 생각도 했었고.. 근데 이번에 더 글로리라는 작품을 통해 신예은이라는 배우가 더 알려지고 연기력도 인정 받은 것 같아 뿌듯했다. 팬이었던지라 평소 SNS에서 보여졌던 모습을 알아서 그런지 연기가 더 소름 돋았다. 그 착하고 명랑한 사람이 이런 악랄한 역할을 이리도 잘 소화해 내다니! 직접적으로 때리거나, 위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을 통해, 그리고 말로 가장 악랄하게 동은을 괴롭힌 연진.. 극 중 동은이 가해자 모두에게 복수를 계획하지만 편지의 대상은 연진인 것도 이 때문이겠지. 신예은이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 놀라웠지만 특히 사회적 약자 드립을 치는 열 받는 장면과, 신나면 더 까매지던 눈동자..부분 표정은 마치 내가 피해자가 된 것 마냥 소름이 돋았다.(더 글로리 정주행을 너무 많이 해서 이제 대사까지 외워버린 지경..) 신예은 - 임지연 캐스팅은 정말 이 드라마의 신의 한 수라고 할 정도로 두 배우 모두 예쁜 쓰레기 연기를 잘 해낸 것 같다. 

 

 

 

 

송혜교의 연기 변신, 시즌2는 더 독해졌으면...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가 또 작품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당연히 태양의 후예 같은 작품을 또 찍는 건줄 알았다. 로코물을 또 찍는 줄 알고 왜 자꾸 똑같은 사람을 캐스팅하지? 신선한 사람들을 주연으로 좀 쓰지..하는 생각이었는데, 장르가 달라졌다면 그건 또 다른 이야기. 학창 시절 괴롭힘을 당했던 동은을 연기한 송혜교. 원래도 연기를 잘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매번 비슷한 캐릭터, 비슷한 연기만을 해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다른 연기를 보여주길 기대했다. 사실 시즌1에서 보여준 연기만으로 보면 기존의 연기와 크게 달라진 게 있나? 싶은 생각이 들기는 한다. 내가 그닥 좋아하지 않는 특유의 말투도 여전하고, 많이 내려놓기는 했지만 예쁨을 완전히 내려놓지는 못했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더 글로리에서 매우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내가 제일 감탄했던 장면은 재준에게 예솔의 그림을 건낸 후 돌아서는 장면이었는데, 재준 앞에서는 눈을 똑바로 맞추고 당차게 이야기 했지만 뒤를 돌아서는 한껏 겁먹은 표정을 보여줬던 그 장면! 그런 섬세한 연기는 송혜교 정도의 짬이 아니면 해내기 어렵지.. 더 글로리에서는 악역들의 연기가 너무 임팩트 있다보니 동은 역을 잘못 캐스팅 했다면 묻히기 쉬웠을텐데, 송혜교를 캐스팅했기 때문에 그래도 비등비등한 연기를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복수는 시작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더 독해진, 확실한 연기 변신을 기대해본다.

 

 

 

 

이렇게나 예쁘고, 이렇게나 연기를 잘했었나?

 

더 글로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누가 뭐라해도 연진 역을 맡은 임지연일 것이다. 송혜교가 연기를 잘하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 사람들에게 그닥 놀라운 일이 아니겠지만 임지연은 다르니까. 임지연이라는 이름을 알렸던 인간중독에서는 아무래도 노출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었고, 나도 그 영화를 보고 와 저 예쁜 여배우는 누구지? 생각하긴 했었지만 연기를 잘한다는 느낌은 크게 받지 못했었다. 이후로도 다양한 영화, 드라마, 예능을 통해 이름은 알렸지만 연기력을 입증할만한 작품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잭팟이 터졌다. 빛나는 비쥬얼을 가진, 부족할 것 없는 부잣집 딸 역할이지만 일진 놀이를 하던 그 과거가 반영된듯 어딘가 천박하고 고급스럽지만은 않은 그 느낌을 잘 표현한 것 같다. 특히 사람들을 갈굴 때 나오는 표정, 두려움에 떠는 표정 연기가 일품이다. 송혜교와는 연기 경력 차이가 많이 날텐데도 전혀 꿀리지 않고 연진 역을 완벽하게 표현해낸 것 같다.

 

 

 

 

연기 구멍이 없는, 존재감 확실한 조연 배우 라인업

 

조연이라는 표현이 맞을까? 상대적 조연?ㅎㅎ 이 드라마는 모두가 주연인 것 같지만 그래도 동은이나 연진에 비해서는 분량이 적으니 조연이라 표현하겠다. K드라마 매니아인 나에게는 처음 보는 배우들이 아니지만 더 글로리를 통해 이 배우들을 처음 알게 된 분들도 많은 것 같다. 어쩜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이렇게 맛깔나게 하는지..상대적으로 가진 것이 없는 명오나 혜정은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발악을 하는 게 너무 잘 느껴지고, 많이 가졌지만 인품은 가지지 못한 재준, 사라는 명품 뒤에 가려진 그 천박함(?)이 은연중에 너무 잘 드러난다. 더 글로리를 다섯번도 넘게 정주행하면서 앓고 있던 중에 친구가 '근데 김히어라 배우 우리 중학교 선배 아님?'이라고 톡을 보냈었는데..소름..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갑자기 그 시절(ㅋㅋ) 두 학년 위이던 김히어라님의 모습이 주르륵 떠올랐다. 그 때도 엄청 하얗고, 마르고, 이름도 독특해서 눈에 띄었었는데..잊고 있었다니..심지어 축제 때 노래도 엄청 잘해서 반했던 것으로 기억! 재능을 잘 살려 뮤지컬도 하던데 같은 학교 출신으로서 더 잘 되길 응원해본다..(?)ㅋㅋㅋ 

 

 

 

 

나는 동은♥도영파

 

으른 섹시의 정석 아닌가..비쥬얼로도 이미 압도하는데 목소리도 좋고, 연기도 잘 해..솔직히 투 샷만 봤을 때는 송혜교보다 너무 어린 티가 나는 이도현보다는 정성일 배우가 훨~씬 잘 어울린다. 드라마 캐릭터상 절대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냥 혼자 이 커플을 응원해봄.. 비숲을 너무 좋아했었기 때문에 정성일 배우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 때는 비중이 크지 않았었는데도 비쥬얼로 압도. 더글로리나 비숲이나 둘 다 차분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다른 역할을 맡게 되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되지 않지만, 왠지 사이코..?이런 역할도 소름끼치게 잘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앞으로 더 자주 봤으면.. 더글로리에서는 완벽하게 동은의 편에 서지는 않겠지만, 본인의 분노 표출이 동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쓰레기 같은 역할이지만 내 웃수저인 재준..

 

극 초반에는 하도영의 매력에 빠져있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전재준파가 되었다.ㅋㅋ 세상 쓰레기인 역할이지만 피지컬이랑 비쥬얼 때문인가 점점 재준 홀릭..그리고 김은숙표 유머를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캐릭터인 것 같아 나름 재미도 있다. 툭툭 던지는 그 오글거리는 김은숙표 대사들이 세상 무거운 드라마 분위기를 잠깐이나마 환기 시킨다. 드라마 도깨비의 대사를 인용한 부분도, 말장난을 하는 부분도 능글 맞게 잘 소화해서 그런지 개XX 역할인데 밉지가 않다. 박성훈 배우가 출연한 드라마는 본 적이 없고 예전에 런닝맨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그 때는 세상 하찮은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날티나고 능글 맞은 역할을 잘 소화할줄은 몰랐다. 역시 배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뭔가 로맨틱 코미디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다음 작품은 로코로 선택을 해주었으면 좋겠다..ㅎ

 

 

 

 

제발 좋은 끝이 있어줘요 현남씨

 

염혜란 배우님이 연기 잘하는 거야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이번에도 또 리즈를 갱신하셨다. 처음 염혜란 배우님을 알게 된 것은 도깨비 은탁이 이모, 그 다음은 드라마를 풀로 다 보지는 않았지만 동백이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변호사 역할로 나온 짤들을 많이 봤고, 슬의생에서는 잠깐이었지만 내 눈을 퉁퉁 붓게 만든 연기를 하셨었지. 더글로리에서 처음 등장했을 때 아..빌런인가..? 싶었지만 세상 해맑은 현남씨 역할이었다니..동은 덕분에(?) 신문물을 접해보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거 같다며 미소를 던지는 해맑음 때문에 현남이 처한 상황이 더 쓰리게 느껴졌다. 시즌2 예고편을 보니 현남이 울고 있는 장면이 있던데, 제발 현남씨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ㅠ 복수가 테마인 드라마에 악인이 아닌 피해자가 고통 받는 상황을 만들지는 않으셨겠죠? 믿어요 김은숙 작가님..

 

 

 

 

이번에도 임팩트가 강렬했다. 이무생로랑

 

포스팅을 열심히 쓰다가 날려 먹은 드라마 서른,아홉. 거의 다 썼는데 오류 때문에 날아가고 열 받아서 다시 쓰지는 않았지만, 그 포스팅에서 내가 가장 감탄을 쏟아냈던 부분은 이무생님의 연기 부분이었다. 그 드라마를 본 분들은 알겠지만, 이무생님의 눈물 연기는 진짜..지금까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현실 오열 그 자체 였다. 드라마의 화제성?은 크게 없었지만 그 장면은 SNS에서 화제가 된 것 보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도 더글로리에서 또 기가막힌 연기를 보여준 이무생로랑.. 싸이코 연기까지 잘하면 어떡해..? 너무 무섭잖아..특히 여정의 엄마와 면회를 하던 중 웃음을 참는 부분은 너무 연기를 잘해서 당황스러우면서도 열이 받았다.ㅋㅋ 앞으로 또 어떤 역할을 맡아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너무 기대 중. 더글로리 시즌2에서는 거의 비중이 없을 듯 하지만, 소름끼치는 장면을 한 번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 로맨스, 필요해서 넣으신 거겠죠?

 

나는 한국 드라마의 억지스러운 로맨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로맨스가 필요하지 않은 작품인데 굳~이 끼워 넣는 것이 한국 드라마의 특징..지금까지의 드라마 중에는 검블유가 가장 억지스러운 로맨스였다. 굳이 필요도 없는 로맨스가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한 느낌(타미-모건을 말하는 것..) 내가 비숲을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도 쓸데없는 로맨스가 없기 때문이다. 애매하긴 하지만 이렇다할 로맨스 장면은 없으니까..더글로리도 제발 로맨스의 비중이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 동은에게 바둑을 가르쳐주고, 마음에 상처가 아주 큰 동은에게 혐오, 공포 말고 다른 감정도 느끼게해줄 남주가 있는 것은 참 좋지만 복수가 메인 테마인 이 드라마에서 로맨스의 비중이 커진다면.. 그거야말로 망드가 아닐까.. 동은 대신 칼춤 추는 딱 그 정도의 역할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즌1에서는 여정이 크게 보여준 모습이 없기 때문에 시즌2에서 포텐이 터질 여정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시즌1까지는 진짜, 정말, 너무 재미있었다. 심하게 자극적이기는 하지만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보는 맛이 있었고, 이런 소재를 다뤘으면서 마지막이 비극일리는 없으니 가해자들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볼 생각에 설레기 까지 한다.(복수도 비극이긴 하지만..복수 실패보단 나을테니)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따라오는 현상도 너무 통쾌했다. 떵떵거리며 잘 살던 학폭 가해자들의 몰락이라니..통쾌 그 자체. 물론 아직도 잘 먹고 잘 사는 가해자들이 훨씬 많겠지만, 적어도 그런 가해자들이 사랑 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피해자들이 보는 일은 줄어들테니,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향력 있는 작가의 잘 만든 작품 하나가 사회적 파급력이 이렇게 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며..제발 사이다 그 자체인 시즌2가 되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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