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추천 여러 번 봐도 안 질리는 '인턴'
시청가능 플랫폼 : 넷플릭스
주연 :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

내 인생 영화
평소 내 영화나 드라마 취향은 앞선 포스팅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좀비물..전쟁 영화, 느와르 등 다소 난폭하고 잔인한 혹은 스케일이 큰 영화이다. 긴장감이 있거나, 사운드가 웅장하거나, 피가 퐝퐝터지는 장르의 영화를 많이 보곤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내 인생 영화는 바로 '인턴'이다... 볼 때는 스펙타클한 영화들이 좋지만 그런 영화는 정말 그저 보는 것에서 끝나고 남는 것이 없다. 볼 때만 매우 즐거울 뿐...대부분 배움이나, 가르침 같은 것이 없으니 여운이 남지는 않는다. 인턴은 정말 잔잔함 그자체인 영화인데, 참 여러번을 본 영화이다. 연륜에서 나오는 지혜. 꼰대가 아닌 '참 어른'이 젊은 이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받는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그를 신기하게 여기고, 고리타분하다고 여겼던 젊은 동료들도 모두 그를 따르고, 배우고 싶어하는 선망의 대상이 되는 가슴 따뜻한 그런 영화라 머리가 시끄러울 때 보면 힐링이 되는 그런 영화다. 이 영화를 이미 다섯 번 쯤은 봤지만, 볼 때마다 좋고, 볼 때마다 따뜻하다.

지혜로운 어른
영화의 주인공인 벤은 정년 퇴직을 하고, 아내를 여읜 사람이다. 나름 부지런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평생 일을 해오던 그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던 중 한 기업의 시니어 인턴쉽 프로그램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된다. 사실 입사 원서를 내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세상에 너무나도 많이 변해 자기소개하는 영상을 찍어보내야 하는 것. 처음에는 당연히 어려움을 느꼈지만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비디오를 찍어 제출하게 되고, 좋은 인상을 남겨, 합격하게 된다.
낡은 서류가방, 계산기, 만년필 등 요즘 사람들은 사용하지 않을 법한 물건들을 들고 첫 출근을 한다. 주변 사람들은 당연히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게 된다. 노트북을 제대로 켤줄도 모르는 벤이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대충 시간만 떼우다가 가는 나이든 인턴 직원이 아닌 생산적인 일,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를 해본다. 처음에는 그의 사수(?)인 줄스는 아무런 일도 주지 않지만, 벤의 노력과 업무 능력 덕분에 점점 그를 신뢰하고, 그의 도움을 받게 된다. 방식은 옛날 방식이지만 누군가를 억지로 가르치려 들지도 않고 도움 받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도 않는 지혜로운 어른으로 나오기 때문에 모두 그를 좋아하고 따르게 된다.


친구가 되는 데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으니까
처음에는 나이 많은 인턴을 다들 신기해하고 조금은 불편해 한다. 전자 기기는 제대로 다룰 줄도 모르고, 손이 많이 가는 어르신이니까.. 하지만 앞서 계속 언급한 꼰대가 아닌 어른에게는 오히려 배울 점이 많다. 연애 상담부터 집 문제, 심지어는 옷 코디까지.. 다양한 경험을 해본 현명한 어른이기에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도움은 주되 티내지 않고, 젊은이들이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모두가 좋아한다. 솔직히 나이든 사람 치고(심지어 저렇게 할아버지뻘 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가르치려 들지 않는 사람은 드문데, 극중 벤은 그저 묵묵히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도움을 준다. 그렇게 벤은 직장 동료를 넘어 친구, 어떨 때는 아버지 같은 역할도 하는 인기쟁이가 된다.
나중에는 모두 벤을 따라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재미있다. 가방부터 옷 차림 벤이 평소에 꼭 들고다니는 손수건까지 젊은 직장 동료들이 벤을 따라하는 모습이 너무 유쾌하고 따뜻하다. 왜 내가 다니는 회사에는 이렇게 유쾌하고 배울 점 많은 참 어른이 없지?(또 과몰입...)


진정한 파트너가 되어가는 과정
벤이 시니어 인턴으로 고용된 회사의 사장 줄스. 그녀는 처음에는 벤을 어려워한다. 수평적인 관계를 추구하지만 거의 아버지뻘 되는 인턴을 어떻게 대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심지어 열심히 하려고 하는 벤은 약간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벤은 너무 나서지도, 그렇다고 너무 아무것도 안하지도 않고 늘 옆에서 도움이 되는 현명한 선택을 하며 줄스가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려준다. 어쩌다 보니 줄스의 가정사까지 알게 된 벤은 안그래도 일 때문에 힘든 줄스에게 이러한 사실까지 알려주어야 할지 말지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런 벤의 진심에 줄스도 점점 마음을 열어가고 벤은 줄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된다. 회사에서도, 인생에서도 중요한 파트너가 되게 된다.
어리고 능력있지만 경험이 부족한 줄스와 오랜 경험으로 현명하고 지혜로운 선택을 하는 벤이 천천히 완벽한 파트너가 되어가는 과정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벤은 딱 적당한 조언만을 해줄 뿐 직접적으로 선택에 대한 결정을 내려주지는 않는데, 이러한 모습마저 너무 따뜻하고 어찌보면 파트너를 넘어 아버지 같기까지 한 모습에 감동이 두 배가 된다.


몇 번을 봐도 마음 따뜻한 인생영화
사실 여러번 보면 조금 질릴 줄 알았는데, 봐도 봐도 따뜻한 영화가 인턴이다. 처음 봤을 때는 그저 나이를 초월한 우정에 감동했고, 한 번 더 보았을 때는 외국에는 저런 시니어 채용 프로그램이 잘 되어있구나를 느꼈고, 또 봤을 때는 젊은 나이에 성공한 줄스가 부러웠고, 또 봤을 때는 우리 부모님도 저렇게 노년을 즐기며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ㅎㅎ 볼 때마다 조금씩은 다른 생각과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내게는 그저 화려한 이미지만 있었던 앤 해서웨이가얼굴만 예쁜 것이 아니라 연기도 잘하는 배우구나..하는 것도 느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해서 자주 보는 영화에는 모두 앤 해서웨이가 나온다.(인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무튼 마음이 심란하고, 힐링하고 싶을 때 나는 인턴을 본다. 별 거 아닌 이야기인 것 같지만 현실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와 벤의 따뜻한 인상ㅎㅎ 그리고 직장 동료들의 위트있는 연기까지 내가 좋아하는 요소가 참 많은 '인턴' 아직 한 번도 보지 않았다면 꼭 보기를 추천!한다. 한 번 보게 된다면 내가 적은 글들에 공감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